[한국 속한 A조 분석] 멕시코, 전력 앞서고 홈경기 이점 남아공, 스타 없지만 조직력 탄탄 유럽 PO서 덴마크 올라오면 변수 전문가들 한국 조 2위 전망 많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한국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추첨에서 공동개최국 멕시코를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PO) D조 승자(덴마크·체코·아일랜드·북마케도니아)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최악은 피했지만 방심할 수는 없는 조'라는 평가다. 강호들을 피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쉽게 이길 수 있는 팀도 없다는 의미다.
한국이 A조 2위로 조별리그를 마칠 경우, 32강 경기는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일정은 6월 28일로 예정돼 있으며, 남가주 한인 사회의 응원 열기도 기대된다.
만약 A조 1위를 차지하면 32강 무대는 멕시코시티로 옮겨간다. 조 3위로 밀려날 경우에는 조 3위 팀들 가운데 승점이 상위 8위 안에 들어야만 32강 토너먼트 진출이 가능하다.
본지는 한국의 예상 순위와 A조 팀들의 전력을 차례로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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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팀의 예상 순위는
한국은 2026 월드컵에 FIFA 랭킹 22위로 본선에 나선다.
한국은 11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고, 아시아에서 월드컵 4강 경험이 있는 유일한 팀이다. 손흥민(LA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PSG) 등 주축 선수들이 빅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A조 최종 순위를 1위 멕시코, 2위 한국, 3위 유럽 PO 승자, 4위 남아공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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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PO … 덴마크가 오면 '진짜 시험'
한국의 첫 경기는 6월 11일 오후 7시(서부시간) 과달라하라에서 유럽 PO 승자와 치른다.
유럽 PO D조에는 덴마크, 체코, 아일랜드, 북마케도니아 네 팀이 경쟁한다.
가장 유력한 팀은 덴마크다. FIFA 랭킹 21위로 한국(22위)보다 한 계단 앞서 있다.
덴마크는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다. 2018년 월드컵 16강, 유로 2020년 4강에 올랐다.
유럽 예선에서는 6경기에서 16골을 넣을 만큼 공격력이 강하다.
주축은 라스무스 호일룬(나폴리), 미켈 담스고르(브렌트퍼드), 파트리크 도르구(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유럽 빅리그 선수들이 포진한다.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도 있다. 손흥민과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크리스티안 에릭센(볼프스부르크), 중원에서 ‘호장군’으로 불렸던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마르세유)다.
체코(44위)도 만만치 않다. 유럽 예선에서 크로아티아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해 PO에 올랐다.
공격에는 파트리크 시크(레버쿠젠), 중원에는 토마시 수첵(웨스트햄), 수비에는 블라디미르 쿠팔(호펜하임)이 버틴다.
한국은 체코와의 역대 전적에서도 1승 2무 2패로 밀린다.
아일랜드(59위)와 북마케도니아(65위) 역시 예선에서 강호들을 상대로 이변을 연출한 경험이 있다.
아일랜드는 포르투갈을 2-0으로 꺾었고, 북마케도니아는 벨기에와 두 차례 비기며 자신감을 키웠다.
결국 A조 난이도는 “유럽 PO에서 누가 올라오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덴마크가 합류하면 한국 입장에서 조별리그는 사실상 ‘매 경기 결승전’이 된다. 반대로 다른 팀이 올라오면 2위 경쟁은 더 복잡해진다.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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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 높은 전력+개최국 이점
공동 개최국인 멕시코는 FIFA랭킹 15위다. A조에서 가장 순위가 높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도 4승 3무 8패로 밀린다. 1998년 월드컵에서는 1-3, 2018년 월드컵에서는 1-2로 졌다.
다만 최근 기류는 조금 달라졌다. 지난 9월 열린 평가전에서는 2-2로 비겼다. 한국 입장에선 “충분히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한 경기였다.
멕시코 현지에서도 한국을 쉽게 보지 않는다. 멕시코 언론들은 한국팀을 “빠른 역습이 강한 팀”으로 평가하며, 한국전을 32강 진출의 분수령으로 꼽는다.
멕시코의 핵심은 유럽파다. 라울 히메네스(풀럼), 산티아고 히메네스(AC밀란), 수비수 요한 바스케스(제노아), 중원에는 에드손 알바레스(페네르바체)가 버틴다. 한때 김민재 선수와 함께 세리에A 나폴리에서 활약했던 윙어 이르빙 로사노(현 샌디에이고 FC) 등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도 포진해 있다.
전술적으로는 4-3-3과 4-2-3-1을 오가며 측면 스피드를 활용한다.
한국 입장에서 더 큰 변수는 개최국 이점이다. 경기장인 아크론 스타디움은 해발 1500m가 넘는 고지에 자리 잡고 있다. 고지대 적응에 성공한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체력 격차는 90분 내내 누적된다. 홍명보호가 베이스캠프 선택과 사전 적응 훈련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한국과 멕시코의 조별리그 경기는 내년 6월 18일 오후 6시(서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다.
남아공 축구 국가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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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 조직력 좋은 복병
남아공은 FIFA랭킹 61위다. 빅리그 스타는 적지만, 자국 리그 선수들을 중심으로 조직력이 안정적이다.
남아공은 월드컵 본선은 물론 대표팀 A매치에서도 한 번도 한국과 맞붙은 적이 없다. 즉, 기록과 영상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적다.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는 나이지리아를 제치고 조 1위로 월드컵 티켓을 따냈다.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습이 강점이다.
스쿼드를 보면 유럽 빅클럽 출신은 거의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에서 뛰는 공격수 라일 포스터가 그나마 눈에 띄는 이름이다.
강점은 자국 리그 기반의 조직력이다. 남아공 리그 강호 마멜로디 선다운스 FC가 대표팀의 대부분을 구성한다. 이 팀은 2025년 클럽월드컵 조별리그에서 K리그 울산 HD를 꺾어 한국 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전술적으로는 4-2-3-1을 주로 사용한다. 탄탄한 수비 뒤 빠른 역습이 강점이다.
남아공 언론은 멕시코와 유럽 PO 승자가 상위권을 다투고, 남아공과 한국이 3위를 놓고 겨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 입장에서도 남아공전은 사실상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조 3위로라도 32강을 노리려면 최소 1승이 필요한데, 가장 현실적인 승점 3 대상이 남아공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남아공의 조별리그 경기는 내년 6월 24일 오후 6시(서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다.